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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심리치료] 영화 엔더스 게임(Ender's Game)의 지휘심리 엔더스 게임(Ender's Game)의 지휘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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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주현 심리상담센터 조회 2,655회 작성일 201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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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스 게임(Ender's Game)의 지휘심리
차주현 심리상담센터 대표 차주현


(단국대학교 신문 - 차주현의 심리칼럼 '심마니' 발췌문)  

 


앤더스 게임은 잘 못 만들어진 영화다.
왜냐하면 제작자인 감독은 관객의 심리를 모르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1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규모의 제작비가 들어갔지만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로 합당한 이유가 있겠지만, 대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의 구조적인 특징은, 관객을 영화 속의 주인공으로 끌어들여 같은 편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일반적으로 표현하면 “동화同化”라 하며 정신분석에서는 “동일시同一視Identification”라고 설명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런 부분이 생략되어 버렸다.
기본을 무시해 버린 것이다.

동일시同一視는 개인이 하나 이상 몇 가지 측면에서 다른 사람을 닮게 되는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정신과정이다.
정신발달을 수반하며, 이상이 높은 생각과 흥미, 버릇, 등 다른 속성을 획득하거나 배운다.

가족, 친구, 성인이나 위인 그리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
두렵고 미워하는 사람과 동일시하는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만들어간다.

엔더스 게임은 참 잘 만들어진 영화다.
적어도 주인공인 엔더 위긴Ender wiggin의 지휘능력만을 확대해서 보면 그렇다. 


영화가 흥미로웠던 점은 주인공의 심리적인 내면과 함께 탁월한 문제해결 능력을 눈여겨보는 재미를 놓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휘심리학은 군사심리학의 한 부분이다.

지휘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주인공을 분석하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그 어린아이야 말로 완벽한 지휘자의 롤모델role model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인재를 발굴해서 교육과 훈련을 시키고 있는 하이럼 그라프 대령(해리슨 포드)이야 말로
지휘심리학에 통달한 사람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좋은 인재와 유능한 교육자가 만났으니 그들은 상황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사제지간師弟之間이다.

Ender's Game의 주인공에 대해서는 어떤 찬사를 늘어놓아도 부족하겠지만 그는 한마디로 천재다.
아니 이미 선천적으로 타고난 문제해결사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설정된 캐릭터부터가 이미 일반사람들과는 달리 우월한 유전자를 타고 태어났다.
영화 속의 어떤 등장인물들과도 이를 지켜보는 관객 누구와도 비교불허다.  


사물을 해석하는 시각과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나며 심리적으로는 두려움에 매몰되지 않고 이를 극복하는 능력이 매우 돋보인다.
그리고 1등과 성공이 보장되는 최고의 지휘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싸움에서도 이기고야마는 공격적인 성향을 지녔지만
매우 감수성이 풍부하며 생명을 사랑하는 부드럽고 여린 인물이기도 하다.
이성理性과 감성感性이 적절하게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상적인 인물상이다.

물론 이성과 공격성이 합치되었을 때는 우연의 살인도 불사하고 있었지만 이것이 감성과 트라우마와 조우할 때는
방황하고 고뇌하는 약한 인간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이성과 감성은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
그러나 과도하게 한쪽으로 치우칠 때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주인공은 반복된 교육과 훈련으로 천재성이 더욱 강화되며,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인물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천재가 태어나지만 적절한 환경과 교육훈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들 또한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사라져가게 된다.
사실 학습심리학적으로도 타고난 천재 보다는 반복된 교육과 훈련으로 천재가 되어간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엔더 위긴 이라는 인물은 전쟁이라는 특수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인간상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이를 전쟁영웅이라 해야 할지 전쟁에 희생된 불행한 인물의 표본이라 불러야 할지는, 온전히 보는 자의 몱일 뿐이다.
엔더스 게임에서 보여주는 지휘자의 뛰어난 자질 또한 이미 우리의 집단무의식 속에 녹아있는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물의 또 다른 모습에 불과하다.  


엔더스 게임이 상영되는 기간 중에 군대에서 근무하는 초급 지휘관을 상담하고 있었다.
그는 심각한 불안증을 보이고 있었으며, 상사와 동료 간부들과의 관계에서 심리적인 중압감을 호소했다.
그리고 하급자들이 자신의 명령에 반발할까봐 눈치가 보인다며 지휘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담자였다.

영화를 통한 심리치료적인 처방은 주인공 엔더 위긴의 문제해결 능력과 지휘능력만을 집중해서 보라고 지시하고 상담이 진행되었다.
그는 어린 아들의 손을 꼭 잡고 그 영화를 두 번이나 반복해서 보았다고 했다.

영화 속의 주인공과 같이 뛰어난 리더십을 개발하고 지휘력 향상을 위한 심리학적인 트레이닝 방법은
행동모형화, 강의와 토의, 감수성훈련, 역할연기, 사례연구 등을 활용하면 좋다.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고 적절한 교육과 환경이 보장 된다면,
우리 사회도 다양하고 많은 분야에서 천재들이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재능있는 인재에 대한 관심과 집중적인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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